치바지회 등산위원회 제1차 등산모임/2022.04.16
4월 16일 치바지회 등산위원회(이하 위원회)에서 조직한 제1차 등산모임이 있었습니다.
이번 모임은 코로나상황이 지속되는 우울한 일상에서 벗어나 대자연속에서 좋은 에너지를 얻고 등산이라는 취미를 가진 회원들간의 교류를 추진하고자 올해 처음으로 출범한 등산위원회에서 조직한 첫 모임이였습니다.
등산 참가자중에는 어린이들도 있어 등산난도가 높지 않은 아마기산(天城山)으로 정하였습니다. 아마기산은 이즈반도(伊豆半島)의 중앙부에 동-서로 뻗어있는 산으로 일본 100대 명산 중 하나입니다. 최고봉은 반쟈부로다케(万三郞岳)로 해발 1406m에 달하며, 두번째는 반지로다케 (万二郞岳)로 해발 1300m입니다.
이번 모임에 참가한 인원은 어른, 아이들 포함 21명이였습니다. 아침 6시 동경역에서 집합하여 렌탈버스(강명호부회장이 특가로 제공) 를 타고 산으로 출발하였습니다. 이른 아침이였지만 김빈님이 제공한 불고기김밥으로 다들 출출한 아침배를 달랬습니다. 위원회 김매화 위원장은 버스에서 일정과 주의사항에 대하여 설명하였습니다.
9시반 쯤 목적지에 도착하였는데 보슬비가 잔잔히 내리고 있었습니다. 멤버 모두 준비해온 우비를 입고 등산장비 등에 대한 사전체크를 하고 등산로 입구에 도착하였습니다.
첫번째 목표는 반지로다케 (万二郞岳,1300m)였습니다. 대오의 제일 앞에는 리더인 김매화 위원장이 앞장섰고 중간에는 초보자와 어린이들이, 제일 뒤에는 등산경험이 풍부한 김빈멤버가 든든히 따라왔습니다. 비가 계속 내리고 있어 땅이 미끌고 질척한 부분이 많아서 서로 밀고 당기면서 대오는 순리롭게 앞으로 전진할 수 있었습니다. 힘들다고 투정부리는 어린이 하나없이 함께 걸어가는 이 순간을 즐기면서 한발자국씩 당당히 올라가고 있었습니다.
한시간 반 정도 올라 목적지인 반지로다케에 도착하였습니다. 비는 그치지 않았지만 기상예보에서는 비가 멈춘다고 하였습니다. 땀을 식히니 슬슬 추워지기도 하여 여기까지 등산하고 하산을 원하는 팀과 정상까지 완주하려는 팀 두 팀으로 나뉘여 움직이기로 하였습니다.
(지금부터는 완주에 참가한 김승녀 부사무국장의 일인칭 시점입니다)
-비는 계속 내리고 있었다. 나도 차라리 하산할껄 하는 후회도 있었다. 비는 점점 더 세지는 듯 하고 안개가 자욱하여 앞이 잘 안 보인다. 사다리는 탈 때마다 다리가 후덜후덜 떨린다. 체력분배를 제대로 하지 못한 자신이 원망스럽다. 하지만 여기서 약한 모습을 보여서는 안 된다는 생각에 어린 시절 천방지축으로 높은 곳을 보기만 하면 올라가던 나의 부캐를 꺼냈다. 동심으로 돌아갔다. 역시 사람은 마음먹기 나름이라고 돌길, 계단길, 사다리길이 재밌어 지기 시작했다. 허나 즐거움은 잠간이였다. 몇번 반복을 하고나니 오르막 산길이 나왔다. 숨이 차고 두 다리는 돌덩이 같다. 이대로 바닥에 앉고싶다…아… 힘들다… 다들 괜찮은거 같은데 나만 힘든가… 폭풍우같은 내면의 생각으로 힘들어 하고있는데 김빈멤버가 다가오더니 급하지 말고 호흡을 잘 하면서 페이스를 맞추어 걸어보라고 알려준다. 오늘의 코스는 의외로 체력이 소모되는 코스이니 다들 힘들 것이다.. 라고 한다. 다시 힘을 내본다. 길은 내리막, 오르막 반복적으로 교차되며 나의 앞에 펼쳐진다. 정상까지 200미터 남았다고 한다. 200미터라면 평지에서는 1분도 안 걸리는 거리지만 지금 나한테는 마라톤 처럼 느껴진다. 길에서 주운 나무가지를 짚고 한걸음씩 내딛는다. 장갑은 비에 젖어 손은 얼었고 감각은 없지만 나무지팽이는 내가 지금 의지할 수 있는 유일한 도구다. 드디어 앞에 정상 万三郎岳라는 팻말이 보인다. 먼저 도착한 멤버들이 손을 흔들며 응원하고 수고했다고 말해준다. 마음이 따뜻해온다. 희열을 느낀다. 아 내가 드디어 해냈구나… 우리는 1406미터 정상에서 집체사진을 남겼다. 나는 산 정상에서 치맥을 먹고, 라면까지 끓여먹었다. 소원성취했다! –
점심식사를 하고 바로 하산을 시작하였습니다. 올라온 길과는 다른 루트로 향하는 멤버들은 새로운 경치를 마주할 생각에 기대에 찬 표정이였습니다. 비가 내리는 안개속에 등산을 한 우리의 고생을 알아주는 듯 어느새 구름이 걷히고 비가 멈추더니 산아래 경치가 한눈에 보였습니다. 이 경치를 놓칠세라 다들 기념사진을 찍었습니다.
풍경구경도 잠간이고 말 그대로 등산보다 하산이 더 힘들었습니다. 거리로는 전체 코스의 3분2 정도 남았다고 하여 다들 정신차리고 하산하기 시작하였습니다. 하산하면서 보이는 풍경은 그야말고 다채로웠습니다. 비가 멈췄고 이제 내려가기만 하면 된다는 생각에 다들 올라올 때보다는 여유를 가지고 경치도 구경하고 인생이야기도 나누면서 천천히 내려왔습니다.
내가 가는 이길이 어디로 가는지
어디로 날 데려가는 그곳은 어딘지
알수 없지만 알수 없지만 알수 없지만
오늘도 난 걸어가고 있네 …
……
나는 왜 이 길에 서있나
이게 정말 나의 길인가
이길의 끝에서 내 꿈은 이뤄질가
나는 무엇을 꿈꾸는가
그건 누굴 위한 꿈일가
그 꿈을 이루면 난 웃을수 있을가
-GOD 길-
누군가 노래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오르막길 ,내리막길, 흙길, 돌길, 넝쿨길, 꽃길…등산을 하면서 만난 여러 길들이 우리의 인생과 닮지 않았나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많은 시간 앞만 보고 달려왔고 정상을 향해서만 달려오면서 정작 그 과정에서 만나게 된 무수한 길, 인연을 제대로 못 보고 지나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게 하는 시간이였습니다.
마음의 여유를 가지면 새로운 풍경이 보인다는 것이 등산을 통하여 알게 되는 인생의 깨달음이였습니다. 이것이 등산의 매력인 것 같습니다.
이렇게 힘듬과 웃음과 성찰을 동반하면서 2시간에 걸쳐 끝내 목적지에 도착하였습니다.
유일하게 정상까지 완주한 중학생인 유이를 포함하여 모든 참가자 분들, 수고많으셨습니다. 산 정상으로부터 하산까지 쓰레기 봉투를 책임지고 회수하신 리성 멤버께 엄지척을 보냅니다.
역시 치바지회는 생활속에서부터 SDG를 실천합니다!
하산 후 우리는 마지막 코스인 아카자와온천(赤沢温泉)에서 피로를 풀었습니다.
멤버 모두 사고없이 무사히 귀가를 하게 되였습니다. 귀가하는 버스에서 김동연 회장은 첫 등산모임을 준비한 위원회 멤버들께 감사를 드리며 차세대 꽃봉오리들도 함께 참여하여 더 유익한 시간이 되었다고 밝혔습니다. 권호군 수석부회장은 평소에 일이 바빠 아이와 많이 놀아주지 못하여 항상 미안한 마음이 있었는데 이번에 아이와 함께 참가하게 되여 좋은 추억을 쌓았다고 밝혔습니다.
특별히 수고한 위원회 위원장 김매화 부회장과 멤버 김빈 차세대께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덕분에 든든하였고 전원 무사히 귀가할 수 있었습니다.
이렇게 등산위원회 1차 모임은 성공적으로 마무리 되였습니다. 2차 모임도 많이 기대가 됩니다!
-사진, 글:김승녀
-정리:김홍화